직원이 자주 퇴사하는 병원, 무엇이 문제일까
몇몇 병원들을 보면, 눈에 띄게 직원들의 이직률이 높은 곳들이 있습니다. 특히 입사 초기에는 열정적으로 보였던 직원들이 3~6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퇴사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이런 병원들에는 공통적인 특징들이 있습니다. 직원들의 퇴사를 단순히 개인 성향이나 세대 차이로만 보기보다는, 조직 내부의 구조적인 원인을 짚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자주 나타나는 문제를 정리해봤습니다.
1. 업무 체계가 없는 병원 - 매일이 처음인 것 같은 느낌 -
일을 하다 보면 자꾸 방향이 바뀌는 병원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하자고 했다가도, 상급자가 바뀐 지시를 내리면 그걸 또 따라야 합니다. 매뉴얼이나 프로세스가 없다 보니, 직원들은 매일 새롭게 적응해야 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예를 들어, 접수 프로세스가 정해져 있지 않아서 직원마다 환자를 응대하는 방식이 다르다든지,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 고객 대응과정이 매번 달라지면 직원은 그 틈에서 방황하게 됩니다. 결국 “어떻게 하는 게 맞는 건가?”라는 의문이 반복되고, 자신이 일을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어집니다.
업무 체계가 없는 조직에서는 직원들이 일에 몰입하기 어렵고, 자기 책임에 대한 경계도 불분명해집니다. 자연스럽게 일에 대한 회의감이 생기고 퇴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소통이 단절된 병원 - 외부인 같은 직원들 -
같은 공간에서 일해도 정보를 공유받지 못하는 병원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장비가 새로 도입되었는데 해당 부서 직원은 그 사실을 모른다든지, 이벤트가 고객에게 공지되었지만 내부 직원들은 내용도 일정도 모른 채 당일에 알아버리는 상황입니다. 혹은 직원 연차나 결근 일정이 제대로 공유되지 않아 업무 조율에 혼선이 생기는 경우도 흔합니다.
이런 병원에서는 직원들이 ‘내부 직원이 아니라 외부인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중요한 정보를 나만 모르고 있을 때의 소외감은 일의 의욕을 꺾는 큰 요인이 됩니다. 소통은 단순한 전달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이들 간의 신뢰와 존중의 표현입니다. 이게 무너지면, 직원들은 병원에 애정을 갖지 않습니다.
3. 기준이 없는 병원 - 원칙없는 운영, 신뢰 없는 조직 -
같은 상황인데도 사람마다 다르게 대처하는 경우도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직원은 지각에 엄격히 지적받는데 다른 직원은 묵인된다면 불공정하다는 인식이 생깁니다. 또 같은 환자 컴플레인이 발생했을 때 A 직원에게는 사과하라고 하고, B 직원에게는 그냥 넘어가라는 지시가 내려진다면 직원들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기준이 없으면 일의 경중도 모호해지고, 책임소재도 애매해집니다. 직원들은 자신이 ‘운이 좋을 때’ 혹은 ‘마음에 들 때’만 인정받는다는 느낌을 받기 쉽고, 그 불신이 누적되면 결국 조직을 떠나게 됩니다.
직원들이 오래 다니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
직원들이 오래 근무하는 병원의 특징은 분명합니다. 체계적인 업무 매뉴얼이 있고, 소통이 수평적으로 이뤄지며,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공정한 기준이 존재합니다.
일하는 방식이 정리되어 있으면 직원들은 일에 몰입할 수 있고, 소통이 원활하면 서로를 신뢰하게 되며, 기준이 있으면 병원 전체가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운영됩니다.
이 세 가지는 단순한 ‘조직문화’가 아니라, 직원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본 환경입니다. 작은 병원이든 큰 병원이든, 운영을 지속하려면 이제 ‘사람이 오래 남을 수 있는 구조’부터 점검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 병원, 직원이 오래 다닐 수 있는 구조일까?아래 체크리스트를 통해 우리 병원의 운영 상태를 점검해보세요.
1. 업무 체계 점검 주요 업무에 대해 정리된 매뉴얼이나 프로세스 문서가 있다. 동일한 업무는 누구에게 맡겨도 같은 방식으로 처리된다. 상급자의 지시는 일관되게 유지되며, 중간에 자주 바뀌지 않는다. 신입 직원이 적응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2. 소통 구조 점검 병원 내 변화(이벤트, 장비 도입, 정책 변경 등)는 전 직원에게 사전에 공유된다. 직원 간 연차·부재 일정이 공유되어 업무 조율에 참고된다. 직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는 공식적 소통 채널(회의, 단톡방 등)이 있다. 부서 간 협업 시 정보 누락 없이 연결될 수 있는 소통 구조가 있다.
3. 운영 기준 점검 직원 관리에 있어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명확한 기준이 있다. 지각, 결근, 태도 등의 이슈에 대해 공정하게 처리되고 있다. 환자 응대, 컴플레인 대응 등에 대한 일관된 대응 원칙이 마련되어 있다. 같은 문제에 대해 직원마다 다르게 지시하는 일이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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