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대기시간, 줄이지 못한다면 ‘짧게 느껴지게’ 하라
많은 병원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민원이 있다.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다.” “나보다 늦게 온 사람이 먼저 들어간 것 같다.” “대기실에 환자가 없는데 뭐가 바쁘다고 진료를 안보냐. 의료진 역량이나 진료의 질과는 별개로 대기시간으로 인한 고객불만은 병원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을 부정적으로 만드는 원인 중 하나다.
또 특정 시간대는 환자가 몰리면 대기시간이 1시간에서 최대 2시간까지 늘어나고, 고객 만족도는 물론이고 직원 근무 만족도까지 떨어지는 상황이 반복되는데, 현실적으로 인력을 추가로 배치하거나 진료공간을 넓히는 등 물리적인 한계는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병원이 집중해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대기시간을 줄이기 어렵다면, 고객이 그 시간을 짧게 느끼도록 만들어야 한다.
고객이 기다림을 견디지 못하는 이유를 이해하라.
고객이 병원 대기시간을 힘들게 느끼는 이유는 단순히 오래 기다려서가 아니라, 불확실성 때문이다. 특히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대기시간을 더 길고 불편하게 느낀다.
현재 상황이나 다음 절차에 대한 안내가 전혀 없을 때 예상 대기시간을 전혀 알 수 없을 때 아무런 활동도 없이 무작정 기다려야 할 때 다른 고객이 먼저 진료를 받는 듯 보일 때 혼자 기다리는데, 직원들은 수다를 하고 있는 듯 보일 때
이러한 상황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서 나를 놓치지는 않았는지 불안과 화를 유발하게 된다. 그 감정은 직원에게 향하고 병원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
심리적으로 ‘대기시간을 짧게’ 만드는 방법
물리적인 한계로 대기시간을 단축할 수 없다면, 고객이 체감하는 시간을 단축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직원의 간단한 안내 한마디“지금 진료가 조금 밀려 30분~1시간 정도 걸릴 수 있습니다.” 이처럼 구체적인 정보 제공은 막연한 초조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 고객에게 당신을 잊지 않고, 계속 챙기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려줘 불안을 감소시킬 수 있다.
공정성에 대한 믿음 제공순서가 밀린 것은 아닐까, 누락으로 잊힌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은 대기시간을 체감적으로 더 길게 만든다. 전자 표지판이나 대기 순번 시스템을 통해 공정한 흐름을 시각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직원의 행동 하나에서 만들어지는 이미지대기 공간에서 직원들이 바쁘지 않은 듯 농담 나누는 모습을 보이면, 환자 입장에서는 불쾌감을 느끼기 쉽다. ‘나는 기다리는데, 왜 직원들은 여유롭지? 한가한데 안봐주는 거 아니야?’ 라는 인식은 병원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로 이어진다.
대기시간을 의미 있는 시간으로 전환단순히 시간을 때우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잘 썼다고 느끼게 하는 구성이 필요하다. 진료과와 관련된 건강정보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병원에서 추천하는 화장품, 건강보조기 등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다.
대기 경험이 병원의 이미지를 만든다.
고객에게 대기시간은 진료 전까지의 여유시간이 아니다. 그 시간 동안 고객은 병원의 시스템, 태도, 가치관의 일부분을 관찰한다. 병원이 대기시간을 어떻게 관리하는 가는 고객의 기억 속에 병원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과정이다. 기다림을 불편하고 불쾌하게 만드는 병원이 아니라, 기다림마저 배려하는 병원이 되어야 고객의 선택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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