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신뢰는 조건적이다 병원장이 신뢰한다는 말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조직에서 신뢰를 친분관계의 그것과 같이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믿고 맡긴 직원이 문제를 일으키면 많이 당황한다.
조직에서 신뢰는 조건적이다. 인간관계에서는 친분 자체가 목적이지만, 조직은 성과를 내는 것이 목적이다. 목적이 다르다 보니 신뢰라는 말의 쓰임도 다르다. 또한 조직에서는 사람이 아닌 ‘역할’에 초점을 맞춘다. 그 사람에게 부여된 역할을 통해서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어떤 직원이 자기 일을 잘하고 있는지를 의문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만약 직원에게 믿고 맡긴다는 이유로 개입하지 않으면 ‘방치’에 가깝다.
실제로 병원에서는 이런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 역할에 대한 관리와 감독을 소홀히 해서 처음에 줬던 기대와 다른 직원의 바뀌는 경우가 많다.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이유로 역할을 줬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는 의외로 흔하다. 상명하복 문화가 강한 병원에서는 직원에게 주는 어떤 역할은 일종의 감투처럼 비치기도 한다. 관리·감독이 없으면 권한은 책임이 빠져서 오남용되기 쉬운 특성이 있다. 그리고 이렇게 오용된 권한은 그 직원과 조직 전체에 여러 가지 형태로 안 좋은 영향을 준다.
병원장은 믿을만한 직원일수록 꾸준히 관리와 감독에 신경 써야 한다. 마치 진료를 볼 때 환자의 말을 맹신해서는 안 되는 것과 비슷하다. 병원장이 개인적인 신뢰와 역할에 대한 신뢰를 구분할 때 병원의 조직은 더욱 견고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