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임이 조직을 움직인다 병원장은 의사로서 책임과 경영자로서 위임을 동시에 경험한다. 그래서 병원장은 위임과 책임 두 가지 모두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알아야 한다. 하지만 병원장에게 위임은 생소하다. 의사로서 책임지는 것에 익숙해져서 다른 사람에게 일을 맡기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병원장은 문제가 생기면 해결을 주도하려는 경우가 많다. 일을 자세히 살피고 어떻게 풀어야 할지를 고민한 뒤에 직원들에게는 단편적인 지시를 내린다. 직원들도 병원장이 지시에 따라 수동적으로 움직인다. 이런 모습은 많은 병원조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모습은 조직적으로 일한다고 말하기는 무리가 있다.
병원장이 일에 직접 개입하면 해결은 빠를 수 있다. 그러나 빠른 해결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해결에만 집중하면 문제의 원인을 발견하기 어렵고, 문제가 생기는 과정을 추적하기도 어렵다. 결과적으로 비슷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남긴 채로 문제가 마무리된다. 만약 병원장이 다른 일로 일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못하게 되면 그때부터 일은 멈춘 채로 병원장이 다시 개입할 때까지 기다리게 된다. 이렇게 해결되지 않은 많은 일이 쌓이는 경우는 흔하다.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는 것만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조직을 통해서 일해야 한다. 일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담당자가 명확하고 담당자는 책임감을 느끼고 문제를 다루도록 해야 한다. 병원장은 과정마다 일일이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에 관련되는 일련의 과정과 담당자들을 관리하는 것이다. 병원장은 담당자에게 권한과 책임을 적절히 위임하고, 담당자들은 맡은 과정에서의 역할과 책임이 선명해지면 비로소 조직을 통해서 일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렇게 위임을 통해서 조직을 운영하게 되면 병원장은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객관적인 관점을 얻을 수 있다. 이에 따라서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단편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실수를 피할 수 있다. 그리고 직원들은 권한과 책임을 통해서 자기의 역할을 더욱 선명히 이해하게 된다.
위임을 통한 조직 운영은 경영에서 중요한 요소다. 의료를 병행해야 하는 병원장 같은 경우는 위임이 더욱 강조된다. 그러나 오랜 기간 의사로서 책임에 대해서 훈련된 병원장에게 위임의 중요성은 간과되기 쉽다. 환자에 대한 책임이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한 중요한 조건인 것처럼 병원장은 위임을 성공하는 경영자가 되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병원장이 위임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고 조직에 위임의 원리가 작동되도록 꾸준히 노력한다면 의료의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지속해서 성장하는 병원에 더욱 가까워질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