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글 리뉴얼) 

병원장은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가진다. 의사와 경영자의 역할이 그것이다.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갖는다는 것은 단순히 두 가지 일을 한다는 것 이상의 어려움이 있다. 

의사는 전문가로서 지식에 있어 깊이를 추구하는 미시적 관점을 가져야 할 때가 많다. 반면, 경영자는 구성원과 구성원의 일을 관리하는 거시적인 관점이 필요하다.

한가지 관점에 다른 관점으로 변화는 까다롭다.

관점을 바꾸기 위해서 병원장은 의사와 경영자라는 두 가지 역할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역할에 따라 관점이 스스로 바꿀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이는 말처럼 쉽지 않다. 능동적으로 관점을 바꾼다는 것은 관점에 따라 적응했던 행동 양식과 사고방식도 함께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관점의 전환은 상당한 에너지와 불편함이 발생한다.

일반적인 구성원이 하나의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의 에너지가 든다면 병원장은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하는 에너지와 더불어 이를 전환하는데 필요한 추가적인 에너지가 든다. 말하자면 '역할 전환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의료 업무를 수행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집중력과 책임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병원장은 의사로서 미시적인 관점만을 고수하고자 한다.

의사와 경영자 역할에 따라 쉼 없이 관점을 바꾸는 것은 고단하다. 이 고단함을 불필요한 노동으로 볼 것인지 경영자의 전문영역으로 볼 것인지에 따라 병원장의 노련함은 차이가 난다.